씨름 천하장사 출신 최홍만(29)과 메이저리그 홈런왕 호세 칸세코(45). 이들의 대결은 격투기 팬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결과는 싱겁기만 했다.
최홍만의 1회 KO승. 병역 면제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거인(218㎝)과 퇴역 야구 선수(188㎝)의 대결은 코미디 영화처럼 우스꽝스러웠다.
최홍만이 2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드림> 슈퍼 헐크 토너먼트에서 칸세코를 1회 KO승으로 이겼다. 최근 5연패를 끊은 값진(?) 승리였지만 팬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았다. 드림>
최근 일본 영화 <고에몬> 에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호위무사로 출연했기 때문. 최홍만은 칸세코를 상대로 1승을 추가해 종합격투기 전적 2승2패를 기록했다. 고에몬>
왼손잡이 최홍만은 경기가 시작되자 왼손훅을 휘둘렀다. "복싱과 무에타이를 수련했다"던 칸세코는 아웃복싱하면서 간간이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최홍만의 얼굴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야구로 말하자면 홈런은커녕 공과는 거리가 먼 헛스윙에 불과했다. 칸세코는 경기 전 "최홍만과 거리를 두면서 로킥으로 공격하다 기회가 오면 태클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88년)를 달성한 호타준족다운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흔 다섯 살 칸세코의 노익장은 2분도 채 버티질 못했다. 칸세코는 어설프게 발차기를 시도하다 넘어졌고, 최홍만은 칸세코의 몸 위에 올라타 주먹을 퍼부었다. 얼굴에 적중한 주먹은 거의 없었지만 공포에 질린 칸세코는 경기를 포기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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