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이 꾹꾹 눌러 쓴 편지가 노 전 대통령 분향소 주위에 나부꼈다. 고인이 군 생활을 했던 강원 지역은 분향소를 24시간 개방했다. 고인을 떠나보낸 죄책감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는 글로 추모게시판에 아로 새겨졌다.
지방 곳곳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도 26일 깊은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23일부터 옛 전남도청에 마련된 광주 분향소에는 이날도 시민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았다. 시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분향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국화꽃을 올리며 애통해 했다. 방명록은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의 글들도 메워졌다.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대회 유치에 성공하고 25일 귀국한 광주시유치단은 노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취소하고 조촐한 보고대회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고인의 '정치적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부산에서는 4만명 이상이 조문했다. 이날 오전 7시께 부산역 광장과 해운대구 벡스코(BEXCO) 1층 전시장에 공식 분향소가 설치되자 허남식 부산시장 등의 헌화를 시작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부산에는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를 비롯해 부산역 범어사 등 10곳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부산시는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에 동참키 위해 장례기간 중 예정됐던 행사를 모두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사업장이 몰려 있는 울산에서는 노동계가 고인의 서거에 공식적인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본부장 및 지도부, 신진규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후 각각 울산대공원 동문 시민 분향소와 울산남구 종하체육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했다.
대전시청 북문 앞과 서대전 시민광장 분향소에도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조문했다. 시민들은 헌화 뒤 노란 헝겊에 애도의 마음을 담아 주변 나무에 매달아 놓기도 했다.
충북 노사모 회원들이 청주 상당공원에 마련한 분향소에는 새벽 5시께부터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헌화와 함께 부의금을 전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노 전 대통령이 군대시절을 보낸 강원도는 이날부터 영결식이 열리는 29일까지 6개 지역에 마련된 분향소를 24시간 개방하기로 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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