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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싸울 때냐" 게이머들 휴전! 헌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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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싸울 때냐" 게이머들 휴전! 헌화 중

입력
2009.05.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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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님, 저에게 있어 당신의 임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넥슨 '마비노기' 게임 아이디: 비극의 가디언)

"당신은 멋진 대통령이기 전에, 가족이자 친구였습니다. 이젠 소박한 웃음을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CJ인터넷 '서든어택' 게임 아이디: 미미할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는 추모의 물결이 온라인 게임에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게임 포털 업계에서는 메인 로고를 어두운 색상으로 바꾸고 애도의 뜻을 전하는 한편, 각 게시판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아쉬워 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게임업체가 먼저 '온라인 분향소'등을 마련하며 추모 분위기를 형성하는 곳도 있지만, 주로 게이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며 조문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국화 한 송이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합니다'란 문구를 메인 타이틀에 올려 놓은 CJ인터넷 게임 포털 '넷마블'의 1인칭 슈팅(FPS) 게임 '서든어택'등 각 장르별 게시판에는 조의를 표하는 검은 리본(▶◀), 삼베(▦) 기호와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오위즈가 운영하는 '피망'과 엔씨소프트 '플레이엔씨' 등도 각각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뜻에서 로고를 검은색으로 표출했다.

온라인 상에서 게임을 진행하는 순간에도 추모 행진은 계속된다. 넥슨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인 '마비노기'에서는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던 도중, 잠시 플레이를 멈춘 다음 촛불 모양의 아이템을 들고 한 장소에 모여 묵념을 진행하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고 있다.

10대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넥슨의 액션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한다는 의미로 해당 홈페이지에서 게이머가 국화꽃을 헌화할 수 있도록 별도 코너를 마련했는데, 26일 현재까지 국화꽃 30만 송이를 넘어설 만큼 애도 열기가 뜨겁다.

MMORPG로 잘 알려진 '리니지2'의 개발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23일 당초 예정돼 있던 대규모 전투를 모두 취소하며 노 전 대통령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계획됐던 오프라인 게임 관련 행사도 취소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e스포츠협회, 안동시 e스포츠추진위원회는 25일 오후 개최할 예정이었던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출범식'을 취소했으며, 이날 국회 대중문화&미디어 연구회도 한국게임산업협회 후원으로 가질 계획이던 '18대 국회 대중문화 & 미디어 연구회 초청 세미나'를 잠정 연기했다.

김동희 CJ인터넷 이사는 "게이머가 사회와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온라인 게임 문화에서도 사회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기 위해 네티즌들이 온라인 상에서 검은 리본을 부착하고 게임에 임하는 행위들도 시대의 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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