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사진전', '트럼펫으로 추모곡 연주', '사찰의 동참'…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진전이 열리는가 하면 한 시민은 트럼펫으로 추모곡을 연주하는 등 일종의 '이색 추모'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 총학생회는 캠퍼스에 별도 분향소를 마련했다.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충북도에 관리권이 이관되면서 일반에 개방된 '대통령 별장' 청남대는 국민장 기간 동안 추모사진전을 열기로 했다. 청남대 관리사무소는 25일 노 전 대통령 대형 얼굴 사진과 청남대 개방 당시 활동사진 등 20여점을 역사문화관에 전시했다.
또 입구에는 서거를 애도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봄꽃 축제기간이지만 음악방송 댄스공연 등을 일절 중단하기로 했다.
대전시청 북문광장에 마련된 공식 분향소에는 한 시민이 자신이 작곡한 추모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연주자 이현구(64)씨는 "남북화해의 가교역할을 했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는 말했다. 경기 수원시의 한 분향소를 찾은 40대 부부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에 아무런 준비도 못해 미안하다"며 자원봉사자의 만류에도 쌈짓돈을 부의금으로 내놓고 자리를 뜨기도 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은 학생들이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해 고인을 애도했고, 성공회대는 학교 차원에서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상당수 대학들은 축제를 연기하는 식으로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26일부터 축제를 열기로 했던 충남 건양대가 다음달로 연기했고 대전 한밭대도 27일 예정된 축제를 미루기로 했다. 이수민 건양대 총학생회장은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데 대학생들이 축제를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인이 천주교 신자였지만 평소 불교에 관심이 많았던 것을 반영하듯 전국 사찰도 추모 물결을 이뤘다.무각사 대웅전에는 신도 150여명이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추모기도를 올렸고 문빈정사 원각사 등 다른 사찰도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조계종이 전국 25개 사찰에 분향소를 마련한 데 이어 태고종도 강원 춘천 석왕사 등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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