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수감 중인 측근들의 구속집행정지와 노건평씨의 구속집행정지 기간 연장을 건의하는 등 '근조 모드'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이날 쇄신특위 회의 등 당내 일정을 연기하는 등 낮은 자세로 추모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 장례를 위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 있는 형 건평씨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며칠 더 연장해주자는 의견을 냈다.
안 원내대표는 "노건평씨가 집안 어른으로서 삼우제를 마칠 수 있도록 구속집행정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법원과 검찰에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건의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대검 중수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민장이 치러지는 29일까지 건평씨의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한 상태다.
안 원내대표는 또 이광재 민주당 의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을 거명한 뒤 "이 분들이 영결식 등에 잠시 참여해 인간적 도리를 다할 수 있도록 구속집행정지를 해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은 엄정해야 하지만, 법원과 검찰이 이들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건의했다.
이 의원과 이 전 수석 등은 이날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재판부에 냈고, 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은 이미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서울 등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하지만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으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저지로 조문하지 못했다.
봉하마을 방문에는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송광호 박재순 최고위원과 안경률 사무총장 등 50여명이 동행했다. 박 대표 일행은 경찰 보호를 받으며 분향소로 향했으나 100여명이 이들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일부는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병수 이혜훈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0여명과 함께 서울 역사박물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박 전 대표는 방명록에 '깊이 애도하며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기자들과 만나 "충격적이고 비통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날 봉하마을로 내려갔으나 현지 상황으로 조문이 어렵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의견에 따라 발길을 돌렸으며 이날 서울에서 애도를 표시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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