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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젊어진 휠라, 내년에 증시 상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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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젊어진 휠라, 내년에 증시 상장합니다"

입력
2009.05.2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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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고 투자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강행군을 마다할 수 없다. 2009년은 휠라에는 희망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스포츠의류업체 휠라코리아가 내년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통해 국내 및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25일 서울 서초동 집무실에서 만난 윤윤수(64) 휠라코리아 회장은 "장장 35일간의 미국 출장에서 막 귀국했다"며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윤 회장은 "2년전 인수한 휠라U.S.A.가 미국 경제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50%이상 성장하는 등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내년 봄 기업공개는 투자자들에게 크게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윤수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 길에 뉴욕, 볼티모어, 워싱턴DC, 인디애나폴리스, 세인트루이스, 밀워키 등 10개 도시를 돌았다. 오전 6시에 일어나 9시 비행기로 이동해 현지 소매업체와 미팅을 갖고 다음 날 다른 도시로 떠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즐거운 고행"이라고 했다.

2007년 미국 사모펀드 회사 서브로스 캐피탈로부터 휠라 전세계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했지만, 지난해 휠라U.S.A.에서 3,200만달러 적자가 나는 등 회사의 골칫덩이였다. 2000년대 초만해도 연간매출이 8억달러에 달하던 이 브랜드는 사모펀드 인수 이후 중요자산이 팔리고 껍데기만 남아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여서 인수 당시 업계 지인들 조차 '무모하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윤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20여년을 휠라에 몸 담으며 속속 들이 휠라를 알기 때문에 한 결정"이라고 했다.

인수 이후 브랜드 재건을 위해 기울인 윤 회장의 노력은 남다르다. 미국 전역의 15개 키 리테일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거래선을 텄다. 시어스, 콜스, 풋락커, 유로스타 등 유명 리테일러들이 속속 복구됐다. 혼다 자동차 레이싱팀, 유명 타이어제조업체인 파이어스톤 등과 협업을 통해 선보인 신발 라인들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10월께는 미국 파라마운트사가 제작하는 액션영화 <분노의 날들> (Days of Wrath)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휠라 운동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F-13을 디지털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신상품을 소개한다.

미국 시장에서의 휠라 브랜드 가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휠라 전체의 수익구조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전세계 휠라의 본사 격인 휠라코리아의 수익 구조는 크게 세가지. 휠라코리아의 매출과 직영하는 휠라U.S.A., 그리고 70여개국에서 운영되는 휠라브랜드의 라이선스료 등이다. 휠라U.S.A.는 올 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 확실시되고 라이선스 수익금은 연간 4,500만달러, 휠라코리아의 올해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15% 상승한 3,500억원이 예상된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지난해부터 '브랜드 이미지가 다소 노후화했다'는 자체 판단아래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과 협업을 통해 젊은 감성에 호소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여성 아이돌그룹과의 협업을 10월께 선보이는 등 '영 휠라'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휠라 스포트' 라는 브랜드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윤 회장은 한 해 절반 이상은 직접 해외 마케팅에 나서느라 회사를 비운다. 그래도 걱정은 안 한다. 1991년 휠라코리아를 창업할 때부터 한결같이 주장한 것이 '신뢰경영과 일꾼 CEO' 론이다. 회사의 현안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며 권한을 부여하는 편이다. 한때 외교관을 꿈꿨던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열정적인 자세로 여직원들로부터 "외람되지만 가끔은 회장님이 귀엽게 느껴진다"는 소리도 듣는다.

윤 회장은 "전통적인 CEO들이 권위형이라면 나는 일꾼형"이라면서 "수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휠라의 비전을 알리고 설득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샐러리맨 신화의 대명사로서 그간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여러 번 받았지만 '경영만큼 재미있을 것 같지않아' 고사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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