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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출판사 사재기 근절 요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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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출판사 사재기 근절 요원한가

입력
2009.05.2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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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목록의 순위는 책의 질(質)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모두 안다. 그러나 그 리스트가 적어도 양(量)과는 밀접한 관련을 맺을 것이라 확신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출판 관계자, 더 정확히는 출판사 사람들이다. 일단 그 목록에 들면 책은 팔린다는 믿음으로, 순위표 안에 자기 생산품의 이름을 박아넣기 위해 일부는 제 책 사재기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부터 얘기는 달라진다.

도서 사재기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왜곡한 출판사 2곳에 최근 벌금이 매겨졌다. 2001년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으로 과태료 부과 조치가 내려진 출판사는 도서출판 밝은세상과 위즈앤비즈. 이들이 매장에 내놓았다 되사들인 책은 각각 소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에세이 <뿌리 깊은 희망> (차동엽 지음)이다.

이들은 허위 ID로 책을 주문하거나 한 사람의 ID로 책을 구매해 출판사 소재 주소로 배송케 하는 등 시장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www.cleanbook.or.kr)는 이들 출판사 대표로부터 시인서를 받는 등 확인 절차를 거쳐 지난 19일 각각 300만원,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사재기는 한국 출판시장의 고질이다. 이번에 적발된 출판사들은 왜 우리만 걸렸느냐고 재수없다고 생각하거나, 우리밖에 없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 대형 출판사들도 기왕에 사재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떻게든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대박'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니, 출판사들이 한탕주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사재기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도서 사재기 및 도서정가제 위반 여부 감시를 주 업무로 하는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출판계 인사 6명, 서점계 인사 5명, 학계 인사 3명 등 모두 16명으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와 현장조사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도서정가제 준수와 관련해 그 동안 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모두 35건이다. 온라인 서점 관련이 14건, 부당 마케팅 4건 등이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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