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생산라인이 멈췄다.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반발해 그저께부터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회사가 생산조차 중단한다면 살아날 길이 있을까 싶다.
쌍용차는 지난달 8일 강력한 구조조정 없이는 회생도, 채권단의 2,500억원 신규대출도 불가능하다며 2,648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자동차 산업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처지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계속되는 적자를 만회하고, 그나마 회사를 존속시키려면 이 방법 밖에 없고, 다른 선택은 청산 뿐이다.
쌍용자동차는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5.5% 감소한 2,33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치면서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4월 들어 판매가 전달에 비해 40% 늘었지만, 경영개선 없이 정상을 회복할 전망은 여전히 아주 불투명하다.
그나마 위안은 법원이 쌍용차의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크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것이다. 지금처럼 노조가 총파업으로 맞선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미 부분파업으로 생산차질이 생긴 마당에 총파업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물론 노조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한다. 아무리 회사를 살리는 길이라지만 지금처럼 고용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 조합원 몇 천명을 거리로 내모는 결정을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외환위기 때 대우자동차 해고자들의 아픔을 돌이켜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옥쇄파업'을 고집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공멸이 아닌 공생의 길을 택해야 한다. 노조는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해야 한다. 회사도 노동자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도록 힘을 다해야 한다. 경영이 정상화하면 해고자를 재고용하는 길도 있다. 파업부터 풀고 대화로 타협책을 찾아야 한다. 파산을 향해 내달리는 극한대결을 당장 멈춰야 한다. 노사 모두 늑장 부릴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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