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바마, 테러 용의자 '예방적 구금' 검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바마, 테러 용의자 '예방적 구금' 검토

입력
2009.05.25 01:52
0 0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는 법적 논리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정치권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여부로 공방을 거듭하는 와중이어서 국가안보 정책을 놓고 더욱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것으로 여겨지지만, 기소할 정도는 아닌 테러 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적 구금(preventive detention)"에 대한 법적 논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백악관에서 인권단체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90분간 비공개 모임을 갖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에릭 홀더 법무장관도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에게까지 해당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만드는 "긴 게임"을 구상하고 있다며 '예방적 구금'을 의제로 제시했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외부 인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기소 없이도 구금할 수 있는 '법적 변화'를 궁리하고 있다"며 "우리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도 없었던 이런 '권력'을 놓고 오바마 행정부와 싸울 지 모른다는 사실에 기절할 지경"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예방적 구금'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지할 경우 수감자들을 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까지 수용소를 폐쇄하고 수감자 일부를 미국으로 이송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들을 어떤 법적 근거로 미국 교도소에 수감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수감자들은 '예방적 구금'이라는 논리로 재판 없이 미국 내 교도소에 이감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국립문서보관소에서 가진 국가안보에 관한 연설에서도 "240여명의 수감자 중 50명은 외국으로 이감하는 것으로 정리가 이뤄졌고 나머지 수감자들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법률적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정치권의 논란거리로 등장한 관타나모 수용소의 내년 1월 폐쇄 방침을 재차 확인하면서 "누구도 우리 교도소 어느 곳에서도 탈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해 수감자들의 미국 내 이송이 기정사실화 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안보 연설이 있은 지 수시간 뒤 미국기업연구소에서 같은 주제로 오바마 대통령의 안보정책을 비판하는 연설을 해 주목을 끌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최고의 정보가치가 있는 수감자들에 대해서만 강화된 신문을 통한 조사가 이뤄졌다"며 고문 논란을 해명한 뒤 "수감자들을 미국으로 옮기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은 안보 위협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