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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 "美, 北에 손 내밀되 강한 자세 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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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 "美, 北에 손 내밀되 강한 자세 취할 것"

입력
2009.05.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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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제3차 서울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 중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녹색성장, 기후변화, 대북정책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미 민주당 정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고려,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북 문제 등과 관련한 주문 등 깊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이 대통령은 본관 1층 현관 앞까지 나와 영접, 각별히 예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국에 다시 와 기쁘다(It is good to be back)"고 적은 후 두 지도자는 서로 상대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접견장소인 2층까지 계단을 통해 걸어 올라가면서 덕담을 주고 받았다.

먼저 이 대통령이 "당신은 한국에서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하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직인데도 이렇게 환대해 줘서 고맙다. 나도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18일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녹색성장, 기후변화 등에 대해 말한 것을 잘 들었고 뜻을 같이한다"고 동감을 표시하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코펜하겐에서 기후 관련 회의가 (연말에) 있는데 지금은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 하는 시기로, 이렇게 방문해 말씀을 나누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어 접견에서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관한 합의를 진행할 때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문제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탄소배출량은 비슷한데 1인당 배출량은 중국이 훨씬 적어 중국은 아직 여력이 있다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중국에서 기회가 될 수 있는데도 거대한 인프라 사업에만 관심을 가질 뿐 이런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어렵고 추상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중국에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 등이 화제에 오르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의 현 정부는 방위력이 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에 손을 벌리고 따뜻한 가슴으로 대하되, 강한 자세를 늘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과 로버트 게이츠를 각각 국무, 국방장관에 임명한 것만 봐도 이런 철학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면서 "남북문제를 포함한 국제문제에 양국이 함께 긴밀히 협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전10시40분부터 시작된 이날 접견은 예정시간을 30분 가량 넘기며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대화 내내 우의(友誼)가 넘치는 분위기였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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