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 공포가 일본 열도를 뒤덮으면서 전세계적인 신종플루의 대유행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일 오사카(大阪)부와 효고(兵庫)현에서 신종플루 환자 15명이 추가로 확인돼 전체 감염자가 178명으로 늘었다. 감염자는 대부분 고교생이며 증상도 심각하지 않지만 한 살 짜리 여자 아이가 감염되는 등 저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 등의 감염이 현실화하고 있다.
오사카, 효고 지역에서는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4,043개 학교가 일제히 휴교에 들어가 약 150만명의 학생이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다행히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도쿄(東京)에서는 아직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이날 전문가 대책회의를 열고 신종플루가 통상의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검역 등 대처 수위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 미국 등 주요 감염국에서 온 비행기에 대한 기내 검역을 이번 주 안에 종료하고 모든 감염자를 지정의료기관에 격리 수용하도록 한 행동계획도 고령자와 유아, 지병이 있는 환자 이외에는 자택 요양을 허용하는 쪽으로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이날 네번째 감염자가 확인됐다. 중국 위생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캐나다, 미국을 여행한 뒤 한국, 홍콩을 거쳐 15일 기차를 타고 광저우(廣州)에 도착했으며 귀국길에 고열과 인후통 증상을 보였다. 위생당국은 이 환자와 같은 열차에 탑승한 승객 93명을 추적, 격리 조치를 진행하는 등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 현재 전세계 신종플루 감염자는 8,829명, 사망자는 멕시코 70명과 미국 6명 등 모두 7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편 리처드 베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대행은 18일 제네바에서 개막한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헬싱키의 유럽임상세균학 및 전염병학회에 참가한 전문가들도 11월까지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 이슬람 순례객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월 하순 열리는 정기순례 때는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순례객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로 모이는데 이때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노약자들이 대규모로 감염되는 것은 물론, 바이러스가 순례객들과 함께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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