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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빙하 녹고 땅은 솟고 '온난화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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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빙하 녹고 땅은 솟고 '온난화 진풍경'

입력
2009.05.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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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라고 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바닷가 마을이 물에 잠기는 광경이 떠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 알래스카주 주노시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표면이 3m 가량 높아졌다.

주노시 글레이셔베이에 사는 모건 드보어씨는 이렇게 솟아 오른 해안에 9홀 짜리 골프장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땅이 계속 늘어나면서 9홀을 더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드보어씨 가족은 50여년 전 이곳에 정착했는데 점점 멀어지는 해안선을 지켜보다 1998년 골프장을 만들었다.

주노의 땅이 늘어나는 것은 이 지역을 누르던 빙하 수십억 톤이 지구온난화로 녹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빙하에 눌려있던 지각이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앉았다 일어나면 소파 쿠션이 다시 부풀어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그린란드 등 북극 인근의 다른 지역에서도 관측되고 있는데 주노 지역은 빙하가 특히 빨리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태평양판이 밑으로 파고들어 북아메리카판을 들어올리는 현상이 함께 벌어지면서 주노 지역의 지표면은 지난 200년간 3m 이상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지금 속도라면 주노 지역의 지표면이 2100년까지 0.9m 가량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땅이 새로 생기면서 걱정스러운 일도 많아지고 있다. 지표의 급속한 상승으로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하천이 마르고 연어의 회귀가 줄어들 것으로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새 땅의 소유권을 높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빙하가 후퇴하면서 정든 고향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것도 적지 않은 충격이다. 주노가 고향인 여교사 크리스틴 화이트는 뉴욕타임스에 "늘 바라보던 앞산 봉우리가 어느날 갑자기 완전히 사라진다면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안타까워 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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