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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투병 그리고 출산… 사랑이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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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투병 그리고 출산… 사랑이 만든 기적

입력
2009.05.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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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임신한 지 2개월 만에 뇌출혈로 식물인간이 된 여성이 건강한 아들을 낳고 본인도 다시 소생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남편도 식물인간으로 변한 아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인공유산 수술을 받게 하려 했지만 의식이 혼미한 아내가 눈물을 흘려 이를 단념했다는 일화도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신화망과 신랑망 등 인터넷 뉴스에 따르면 광시(廣西) 좡족 자치구의 난닝(南寧)에 거주하던 탕위(唐喩)는 지난해 4월 머리를 감다가 갑자기 쓰러져 기절했다. 병원으로 실려간 탕위는 선천성 뇌혈관 기형으로 뇌출혈을 일으켜 의식불명이 된 것으로 진단돼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워낙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다시 깨어나기는 힘든 상태가 됐다.

그러나 남편 루빙은 아내의 정신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3개월 동안 밤낮으로 아내를 돌본 결과 식물인간 상태에서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루빙의 뱃속 태아였다. 산모에 악영향을 미쳐 회복이 우려된 것. 주치의는 인공유산을 권유했다. 장모 등 처가 식구들도 찬성했지만 루빙은 3년 만에 아기를 갖게 됐을 때 기뻐하던 아내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하지만 루빙은 아내의 건강이 우려돼 결국 수술을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병실에서 아내의 배를 쓰다듬으며 "여보 당신이 뱃속에 있는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지만 아이가 있으면 당신이 회복하지 못한다"고 푸념했다.

그 순간 아내의 눈가에 눈물이 흘렀고, 루빙은 "아내가 아이를 없애는데 반대한 것"이라며 수술을 포기했다.

이후 그는 매일 시장에 나가 신선한 물고기와 야채, 돼지고기, 쇠고기 등을 구입, 영양식을 만들었다. 또 그는 아내를 두 시간마다 한번씩 몸의 자세를 바꿔주고 매일 목욕을 시켜 욕창이 나지 않게 했다.

마침내 11월 6일 탕위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몸무게 1.718kg의 건강한 남자 아이를 낳았다. 출산 이후 놀랍게도 아내의 몸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는 의사 앞에서 눈을 여러 차례 깜박였고, 의사는 "어머니의 힘이 이처럼 위대한지 몰랐다"며 "고대하던 아이의 출산이 기적을 낳았다"고 감격했다.

결국 11월 27일 탕위와 루빙은 건강한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 아직 탕위는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잠시나마 앉아 있을 수 있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발을 조금 움직일 수 정도로 회복했다.

루빙은 아내이자 강인한 어머니이가 된 탕위에게 또 한번 기적이 찾아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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