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때 오히려 잘 나가는 업종도 있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995~2008년 경기와 생산량 통계를 분석한 `불황기 호황산업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ㆍ항공, 자전거 제조업의 경우 경제 성장이 1%포인트 위축됐을 때 오히려 생산이 2.66%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 및 항공은 미리 주문을 받아 제품을 만드는 수주산업의 특성상, 호황기에 주문 받아 불황기 때 생산하는 게 주 원인으로 지적됐다. 자전거 생산 증가는 소비자들이 불황기 교통수단의 대체재로 구입을 늘린 탓이다. 담배의 경우 생산량 증가폭(0.66%포인트)은 미미하지만, 역시 불황기 수요가 증가하는 품목으로 조사됐다.
반면 증권과 보험업종은 성장률이 1%포인트 줄었을 때 생산(매출액)이 5.77%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밖에 자동차 및 부품(4.32%포인트), 오락ㆍ문화ㆍ운동(3.45%포인트), 가구(3.41%포인트), 기계ㆍ승강기(3.25%), 목재(2.95%), 영화ㆍ방송ㆍ공연(2.80%포인트), 의복ㆍ액세서리(2.23%포인트) 등의 순으로 영향을 받았다.
석유ㆍ연탄(0.17%포인트), 여행(0.47%), 연구개발(0.44%포인트), 화장품ㆍ세면도구(0.60%), 음식료(0.66%)는 상대적으로 경제성장 위축에 따른 악영향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시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며 "앞으로는 게임처럼 적은 비용으로 가정에서 즐기는 여가산업이나 경기에 둔감한 교육 분야 등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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