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 워싱턴에서 양자회담을 가졌지만 중동문제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정착 필요성, 이란 핵확산 방지 등 공통 관심사를 확인했지만 해결방식에서는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진지한 협상은 네타냐후 총리가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그만둔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두 국가 해법'을 언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내세우는 두 국가 해법을 네타냐후 총리가 지지할지 모른다는 낙관론도 제기됐었다. 2007년 11월 미국 아나폴리스 중동평화 회의에서 채택된 두 국가 해법은, 현재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워 평화 공존을 꾀하자는 평화 로드맵이다.
이전 정권에 비해 이스라엘에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오바마 정부와, 극우보수층을 배경으로 집권한 네타냐후 총리 사이는 태생적으로 간극이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두 국가 해법 대신 팔레스타인의 경제개발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이제 평화 정착은 양측의 대화보다는 아랍권의 협조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중동 평화 정착 과정에 아랍권을 동참시켜야 한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 달 말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국이 아랍측과 입장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랍권의 속내가 제각각이라 낙관은 어렵다. 아랍연맹은 2002년 이스라엘을 정식으로 인정하는 대신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으로 획득한 시리아 골란고원의 반환을 요구하는 평화안을 제시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역시 가자지구를 통제하고 있는 하마스와,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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