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민주화운동을 배후 조종했다며 내란음모 주동자로 몰려 사형이 확정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숨을 건지는 데 당시 교황이 크게 기여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문서가 공개됐다.
19일 광주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교황인 고(故) 요한 바오로2세는 사형을 선고 받은 김 전 대통령의 감형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1980년 12월11일자로 보냈다.
교황의 메시지에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81년 1월5일자 답신을 통해 "(김대중은) 어떠한 정치적 이유가 아닌, 오직 불법적인 방법과 폭력에 의한 합법 정부의 전복 기도를 포함한 반국가적 범죄로 인하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며,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교황) 성하의 호소가 순전히 인도적 고려와 자비심에 의거한 것임을 유념하겠다" 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도 사형이 확정됐지만 교황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 구명 운동을 벌이고 미국 등이 "사형은 지나치다"며 군사정권을 압박한 결과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한편 감형 소식을 접한 요한 바오로 2세는 다시 전 전 대통령 앞으로 같은 해 2월14일자 친서를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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