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야~"
14일 KBS 2TV '코미디쇼 희희낙락'의 5회 스튜디오 분량 촬영 현장. 진행자 남희석을 포함한 출연진 8명은 스튜디오에 둘러앉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김병만은 살아있다'를 시청하고 있었다.
김병만의 몸개그가 작렬할 때마다 출연진의 탄성과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개그콘서트' 같은 방청객의 환호성은 들리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관객 없이 촬영하는 비공개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방송을 시작한 '코미디쇼 희희낙락'은 옛날식 정통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오랜만에 콩트 코미디로 돌아온 진행자 남희석과 김준호를 비롯해 유세윤, 신봉선, 황현희, 유세윤 등 '개콘'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남희석과 김준호를 제외한 멤버들은 비공개 코미디를 해본 경험이 없다.
5초마다 반응이 바로바로 오는 '개콘'만 하던 이들이 제작진만 '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는 비공개 코미디를 하면서 느끼는 어색함은 없을까.
합성토크쇼인 '김중훈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는 "'개콘'은 5초마다 반응이 빵빵 터져 현장 분위기로 바로 시청자 반응을 예상할 수 있지만 여기는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새로 시작한 신봉선의 '봉가네'도 선후배가 보기엔 재미있었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방송 전에는 알 수가 없다.
그의 말대로 '유세윤의 인간극장', '남희석의 오늘도 참는다' 등 ENG 촬영분을 출연자가 함께 관람하는 형식으로는 시청자의 반응을 가늠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일주일 동안 고생한 동료를 격려하고 방청객이 없는 썰렁함을 메우려는 듯, 각자가 준비한 코너 촬영분을 지켜보는 출연진은 웃음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방청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출연자들이 모여 있는 스튜디오 바로 옆에는 벽으로 분리된 채 시청자 평가단 10명이 앉아있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웃으며 박수치는 것이 아닌 냉정한 평가다. 연기자로서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할 수밖에 없다.
반응을 즉각 알 수 없는 게 꼭 단점만은 아니다. 박중민 PD는 "'유세윤의 인간극장'과 '김병만은 살아있다'는 '개콘'에서는 불가능한 형식"이라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다양성을 비공개 코미디의 장점으로 꼽았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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