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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뒤에 '미는 손' 있나… 극구 사양하다 막판 출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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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뒤에 '미는 손' 있나… 극구 사양하다 막판 출마 결심

입력
2009.05.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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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전에서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가열됐다. 이는 판세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 논란은 황우여 의원이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을 내세운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18일 출마 선언을 했고,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 의원이 그동안 정의화 안상수 의원의 러브콜에도 사양하다 경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출마를 결심한 것에 '모종의 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논란의 핵심이다.

특히 그 모종의 힘이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대표 등 친이 주류 핵심과 당 지도부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당 화합을 위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무산된 이후 그 대체재로 황우여_최경환 카드를 친이 핵심에서 밀고 있다는 시각이다. 친박 측이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는 말까지 나돈다.

원내대표 레이스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안상수 의원 측에서 이런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안 의원은 이날 "만일 헌법기관인 의원들을 졸로 보는 권력 실세의 정치공작이라면 한나라당을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친이 강경파 일각에서는 "화합 카드라 할 수 있나" "보이지 않는 손이 실제 작용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 기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펄쩍 뛴다. 이상득 의원은 이날 일본 방문 중임에도 측근을 통해 "나는 경선에 관여하지도 않고 확실한 엄정중립"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의원은 "황우여 최경환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길래 '나는 무슨 말을 못한다.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불개입 입장을 말한 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안 의원에게도 전화해 이 같은 상황을 전했다. 그냥 두면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박희태 대표 역시 "나는 김무성 카드가 불발된 이후 원내대표 문제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최경환 의원도 "내가 먼저 이 의원에게 전화 한 통 한 게 다다. 그걸 음모론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진화 노력 속에 분위기가 일단은 진정되는 듯 하다. 안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이 전화를 해 경선 중립을 지킨다고 했다.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추가로 불공정 경선이 있다고 판단되면 특단의 조치를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가 당장은 진정되더라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친이 온건파와 강경파 간 감정의 골이 패이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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