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황지우(56) 총장의 업무규정 위반을 적발, 황 총장 및 관련 교직원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문화부는 3월 18일부터 42일 동안 한예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부당한 기금 관리, 교원 복무관리 부실, 부적절한 학사 운영, 입시 관리규정 미비 등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 황 총장은 '한예종 발전기금 모금을 위한 황지우 사진전'을 추진하면서 기금에서 600만원을 썼으나 영수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고 전시회도 열지 않았으며, 3차례 해외여행에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공무원 복무규정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황 총장은 이에 대해 "당초 지난해 가을에 사진전을 열 계획이었지만 경제위기 때문에 연기했을 뿐이고, 지출을 소명하는 영수증도 모두 제시했다"며 "해외 여행은 지난해 8월 15일 일본 대학 등에서 초청을 받아 주말에 1박으로 갔다 오면서 마침 보고하기가 어려워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 총장은 "나도 모르는 징계 내용이 발표도 되기 전에 알려져 무척 당혹스럽다"며 "일단 감사 결과를 본 후 소명 등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예종은 또 이번 감사에서 실기 중심 교육기관이라는 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이론학과가 확대된 점, 학제간 교육을 위해 도입된 일부 협동과정도 그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종 총장 징계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징계위원회를 거쳐야 하며, 교직원들은 학교 자체 징계위에서 징계 수준이 결정된다.
문화부의 한예종 감사는 감사요원 10명이 학교에 상주하며 전례없이 장기간 지속돼, 지난 정부 때 임명된 황 총장에 대한 표적감사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문화부 관계자는 "소속기관에 대한 감사는 통상 2~3년에 한 번씩 이뤄지며 한예종은 2007년 이후 감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연초 종합감사 계획에 포함된 것"이라며 "적발 사항이나 징계 논의 내용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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