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해 이명박 정부를 중도실용 정부로 평가, 논란을 일으킨 소설가 황석영씨가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입장을 밝혔다.
황씨는 "분단 체제는 냉혹한 이분법을 낳아, 오직 자기 진영만이 선이고 상대 진영은 악이라는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며 "그 이분법에서 벗어나 '느슨한' 꿈을 꾸고자 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정부는 대통령의 중도실용을 이념적 우편향으로 해석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중도실용이라고 한 것은 이 정부가 말 그대로 중도실용을 구현하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라시아 순방에 참여한 동기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를 전면 보류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파리에서 출발해 평양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는 '평화열차 세계작가 포럼'과 '알타이 문화연합' 구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이 대통령도 이에 큰 공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행보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저는 서구의 잣대로 이루어지는 평가에 대하여 비판적인 자세를 취해왔다"며 "그런 논란에 끼어들기 싫어서 스웨덴에서 책이 나왔을 때도 가지 않았고 그 어떤 문학행사도 스웨덴에서 벌인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황씨는 "대의명분이나 진영의식을 넘어서 뒤늦게 시작된 신뢰가 실천적 현실로서 나타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열망하고 있으며,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 사회봉사를 해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