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차례 맞대결에서 '황제'의 체면은 바닥에 떨어졌다. 로저 페더러(28ㆍ스위스)는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3ㆍ스페인)과의 라이벌전서 번번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지난해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마스터스 시리즈 결승에서 0-2로 진 페더러는 이후 올해 호주오픈 결승(2-3)까지 5번을 내리 나달에 막혔다.
페더러는 세계랭킹 1위와 2008년 남자프로테니스(ATP) 올해의 선수상까지 나달에게 내주며 쓸쓸히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끝난 ATP투어 마드리드 오픈 남자 단식 결승. 서브 에이스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흔들어 보인 오른손 검지는 황제의 화려한 컴백을 의미했다. 페더러는 나달을 세트 스코어 2-0(6-4 6-4)으로 꺾고 올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다. 5차례 연속 좌절 끝에 짜릿한 승리를 맛본 페더러는 나달과의 상대전적에서 7승(13패)째를 거두었다.
나달의 클레이코트 연승 행진을 '33'에서 저지한 것도 큰 수확. '클레이코트의 황태자' 나달은 2005년 이후 이날 전까지 클레이코트에서 150승을 쌓는 동안 딱 4번 졌을 뿐이다.
경기 후 페더러는 "오늘 경기에선 매 순간 옳은 결정을 내렸다. 마침내 완벽한 경기로 우승을 차지했다"면서도 "나달이 파리에서는 다시 견고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라이벌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둘은 오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에서 또다시 맞붙는다. 프랑스오픈은 나달의 '안방'인 클레이코트. 지난해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도 나달은 페더러를 3-0으로 완파하며 4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마드리드 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페더러와 무릎 통증으로 분루를 삼킨 나달. '영원한 라이벌'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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