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사랑운동'이 서울에서도 무르익고 있다.
중랑구는 18일 구청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3번째로 '내 고장 중랑사랑운동 협약식'을 가졌다. 중랑구는 운동의 일환으로 '내 고장 중랑사랑카드'를 만들어 사용액의 0.2%와 계좌당 1만원의 기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중랑구는 기금을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내 학생들과 우수 인재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협약식에는 문병권 구청장,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 허수장 국민은행 성동영업지원본부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문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항상 찾아 왔는데 이 이야기를 듣던 순간 '아, 이거다'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협약을 체결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이번 협약식은 지난해 10월 장학기금 관련 조례를 제정한 것과 함께 지역 교육을 발전시키는 또 하나의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 카드는 중랑 교육을 지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허 본부장은 "이 운동이 경제위기 극복의 조그만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재원 중랑구교육발전협의회장은 "학원비가 서민들에게는 가장 큰 부담인데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카드 이용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혜택들이 더 주어진다면 카드 사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치한 국민은행 카드제휴업무부장은 "현재도 많은 기업들과 제휴서비스와 관련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카드 이용객 입장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가 정말 무엇인지 찾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병권 중랑구청장 인터뷰/ "중랑 교육발전 하나의 축 될 것"
"내년부터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서 중랑구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교육행정이 되고 있습니다. 질 높은 교육행정을 위해서는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구민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재원 확보 방안이 이 캠페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병권 구청장은 '내 고장 사랑운동'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교육행정 확대를 위한 재정 확보와 주민들의 애향심 고취다.
중랑구는 '부자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다. 그러나 교육 투자만큼은 타 지자체보다도 월등히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24위인데 비해 교육경비 지출은 3위에 달한다.
올해만 해도 80억원의 교육경비를 마련해 방과후 학교 운영 등 학력신장사업에 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정된 '중랑구 장학기금 설치 및 관리조례'에 따라 마련된 32억원의 기금도 있다. 이 기금은 올해까지 40억원을 조성해 내년 2월부터 관내 중ㆍ고 재학생 중 성적우수자와 명문대 진학생 등 200명에게 2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은행들의 예금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중랑구의 교육행정 업그레이드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문 구청장은 그래서 '내 고장 중랑사랑카드'를 꺼내 들었다. 따로 구민들로부터 세금을 걷거나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도 관내 교육행정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민들의 애향심 고취는 덤으로 따라온다니 당장 협약식을 서둘렀다.
문 구청장은 "중랑구는 지속적인 치수사업을 통해 언제나 수해가 발생하는 곳이라는 과거의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고, 50층 가까운 빌딩이 밀집하게 될 상봉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을 통해 낙후지역이라는 꼬리표도 떼는 등 구 발전의 하드웨어를 구축했다"먀 "이제 교육 인프라라는 소프트웨어까지 갖춰지면 진정한 동북부지역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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