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준 스승의 은혜는 부모의 그것에 비할 만 하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오늘은 이 같은 '필생의 사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없었다면 박지성(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라는 국민 영웅은 탄생하지 못했다. PSV 에인트호벤 진출 초기 부진에 빠지자 홈 경기에서는 박지성을 벤치에 앉히고 원정경기에 출전시켰다.
극성스러운 홈 서포터스들의 야유로부터 박지성을 보호하며 적응을 돕게 하려는 조치였다. 히딩크 감독의 배려가 없었다면 박지성도 이천수(전남) 김남일(고베) 송종국(수원)처럼 쓸쓸히 귀국했을지 모른다.
J리그에서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허정무호의 간판 스트라이커' 이근호(24ㆍ이와타)는 핌 베어벡 감독의 눈에 띄지 못했다면 영원히 '흙 속의 진주'에 머물렀을 것이다.
베어벡 감독은 2006년 11월 '2군 선수'에 불과했던 이근호를 베이징 올림픽대표팀(23세 이하)에 선발해 붙박이 왼쪽 날개로 기용했고, 이근호는 올림픽 대표팀 발탁을 계기로 '무한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이근호는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 중 "베어벡 감독의 대표팀 감독 사임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날 정도였다"며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통산 118승을 올린 박찬호(36ㆍ필라델피아)의 롱런은 공주중 시절 투수로의 길을 열어준 오영세 감독과 다저스 마이너리그 산하에서 '사부' 노릇을 한 버트 후튼 코치의 덕택이다.
오 감독은 3루수를 맡던 박찬호의 투수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포지션을 변경시켰고, 후튼 코치는 94년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가 마이너리그로 떨어진 박찬호의 제구력과 투구 폼을 다듬는 등 다저스에서 거둔 성공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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