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의 빅3는 지고, 남부의 리틀 8은 뜨고…'
미국 앨라배마, 미시시피 일대의 광활한 남부 지역이 자동차 산업의 새 중심지로 뜨고 있다. 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 3가 모여있는 북부 디트로이트 일대의 자동차 산업이 고임금과 비효율로 몰락의 길을 걷는 것과 대조적으로 남부 지역은 자동차 공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활력이 넘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네시주에 있는 인구 15만명의 도시 차타누가에서는 14일 폴크스바겐 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이 공장이 2011년 완공되면 1만1,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연간 120억달러(약 15조원)의 소득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 착공식에는 필 브래드슨 테네시주 주지사를 비롯한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 공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새로 생긴 자동차 공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 도시에서 320㎞ 떨어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기아자동차 공장에서는 올해 말 자동차 생산 개시를 앞두고 2,5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직무 훈련에 땀을 흘리고 있다. 미시시피주의 투펠로에도 2011년 완공을 목표로 도요타 자동차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AP통신은 "앨라배마, 켄터키, 테네시, 미시시피,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자동차 공장이 밀집한 8개 지역을 일컫는 리틀 8이라는 신조어가 뜨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에 도요타가 켄터키주 조지타운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한 것이 시발점이다. 국제자동차제조협회(AIAM)의 통계에 따르면 리틀 8의 외국계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9만2,700여명으로 빅 3에 고용된 노동자의 40%에 해당한다.
미국 남부 지역이 자동차 공장 설립지로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경제적 이점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지역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약 14달러로 빅3가 밀집한 북부 지역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남부 지역에는 저렴하고 숙련된 노동자가 몰려 있다"고 보도했다. 주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매력이다. 테네시주는 폴크스바겐에 공장 건설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5억달러를 저금리로 대출해줬고 앨라배마주도 기아자동차에 3억2,400만달러를 지원했다.
AP통신은 "미국은 2007년에만 자동차가 1,600만대가 팔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며 "리틀 8이 저임금과 높은 생산성으로 빅3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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