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곧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참교육'을 표방하고 출범한 이래 전교조는 교육 민주화와 교육문화 개선에 기여했다. 교육계의 뿌리깊은 권위주의를 추방하고 사립재단의 부패감시와 견제에 역할을 했다. 촌지 없애기 운동처럼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은 활동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성년을 자축하기에는 안팎의 현실이 너무나 엄중하다. 출범 후 최대 위기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이후 정치에 편향된 활동에 몰두해 왔다. 정치ㆍ사회적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특정 이념에 치우친 목소리를 냈다. 심지어 교실에서조차 '계기수업'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편향된 시각을 심어주려 애썼다. 교육 환경과 제도 개선을 위한 현실적 대안 제시나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여교생 성추행 사건 등 잇단 추문으로 도덕성마저 크게 훼손됐다. 여기에 조직 내 노선 싸움까지 심해지는 양상이다.
참교육 기치보다 이념 투쟁의 깃발을 더 높이 든 전교조에게 학부모, 학생들이 등을 돌리고 매년 수천 명의 교사들이 조합을 탈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교육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는 전교조의 가능성마저 무시되거나 부당하게 폄훼 되는 상황이 지속돼서는 곤란하다. 참교육 정신으로 충만했던 초기 10년 간 학교 현장에서 일궈낸 많은 변화는 전교조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교조는 환골탈태의 자세로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 한다. 교사ㆍ 노동자의 권익을 앞세우기보다 교육 발전의 큰 틀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인성 교육과 학력 신장 교육을 나란히 발전시켜 학교 교육을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바라고 필요하다면 추구하는 이념과 다른 정책도 받아들이는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 교원평가제를 수용해 교사 간 선의의 경쟁을 하는 자세도 보여야 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믿음을 되찾는 것이 전교조가 회생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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