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고택 터 경매로 주목을 받았던 종부(宗婦)가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지청장 박충근)은 14일 부동산개발 사업을 하면서 투자자를 속여 거액을 챙긴 이 충무공의 15대손 종부 최모(53)씨와 동업자 한모(61)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3년부터 한씨와 충남 천안시 청당동 일대 부동산을 매입해 아파트 시행사에 되파는 '지주작업'을 하면서 2005년 7월 모 대학 직원 A씨에게 "투자금을 불려주겠다"며 이 충무공 고택 터 주변 땅을 포함한 18필지를 담보로 5억원을 빌리는 등 2명의 투자자에게 모두 21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범행 당시 최씨는 이미 수십억의 빚이 있었고 추진하던 공원묘지사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씨 등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태였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A씨가 채무변제를 요구하자 근무하는 학교에 '학교공금을 유용했다' '고리대금업을 하고 여자관계가 복잡하다' 는 등의 소문을 퍼뜨리고 지난달에는 용역직원을 고용, 학교 앞에서 시위를 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종부 최씨 명의로 돼 있는 충무공 고택 터 등 4필지 9만3,000여㎡는 이번 사건과 별도의 최씨 개인 채무 때문에 경매에 넘어갔으며, 다행히 2차 경매에서 덕수 이씨 풍암공파 문중이 11억 5,000만원에 낙찰 받아 타인에게 넘어가는 사태는 피했다.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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