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16일 열린 '광주항쟁 29주년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노조원 1만명이 격렬하게 시위해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 경찰과 노조원 155명이 부상하고 노조원 457명이 연행됐다. 이날 도심에서는 시위대가 던지는 돌이 난무했고, 이를 방패로 막던 경찰도 물대포와 경찰봉으로 응수하는 등 1시간 여동안 시가전이 벌어졌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당초 고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1지회장이 안치된 대전중앙병원까지 1.6km만 거리행진을 하기로 했으나 대한통운 앞까지 계속 행진을 시도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노조원들이 경찰을 향해 죽창 1,000여개를 휘둘렀다"며 "이 과정에서 노조원 50명과 경찰 104명이 다치고 경찰버스를 비롯한 차량 99대가 파손됐다"고 덧붙였다.
유태열 대전지방경찰청장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총과 화물연대가 앞으로 대전지역에서 개최하는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와 관련해 연행된 457명은 전원 입건하고 가담정도에 따라 엄정 사법처리키로 했다. 또 주최측인 민주노총 핵심집행부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조기검거에 나서는 한편, 경찰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모든 집회를 불허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막는 월권이자 독재정권으로 회귀하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경찰 발언과 관계없이 필요한 집회는 언제든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날 집회에서 총회를 열고, 노동기본권 쟁취와 대한통운 해고 택배노동자 원직복직, 운송료 삭감저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결의하고 시기와 방법은 집행부에 일임했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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