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원내대표론 좌초에 경선 연기론까지 등장하면서 어수선하기만 했던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3파전의 꼴을 서서히 갖춰가기 시작했다.
13일 안상수_김성조 의원 조가 원내대표_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친이 성향 정의화 의원이 14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중립성향 이종구 의원과 함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의 진정성을 살려 당을 하나로 묶겠다"며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15일에는 중립성향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의원은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에게 러닝메이트를 제의하고 있고, 최 의원도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은 원칙을 들어 반대했지만 최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출마하는 것까지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원내대표 경선전은 세 진영이 어떤 내용의 당 화합책을 제시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한나라당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 당내 불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정권의 성공과 재창출이라는 가치를 위해 매진한다면 계파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다"며 "원내대표단이나 정책위원회를 꾸릴 때부터 인적 배치를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화-이종구 조는 친이와 중립성향의 연대라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반면 안상수 의원은 친박 김성조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아 당 화합을 우선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친이 그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당 화합이 필요한 국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황우여 의원은 이런 틈새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비록 김무성 카드가 무산됐지만 당 화합을 위해 친이와 친박 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동원할 것 같다. 한 관계자는 "황 의원이 최경환 의원과 손잡고 출마한다면 상당한 득표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5일 열리는 당 쇄신특위 첫 전체회의에서 원내대표 경선 연기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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