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말 러시아와 브라질에 투자하는 러브펀드에 가입했던 A씨는 지난해 말 70%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았다. 그간 펀드계좌 확인도 꺼려했는데, 최근 통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거짓말처럼 수익률이 큰 폭(-20%대)으로 회복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면했던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자금유입도 늘어났고, 수익률도 회복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해외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28조740억원이었는데, 올 5월 들어선 35조3,583억원을 기록했다. 또 한국펀드평가 제로인은 해외펀드가 연초 후 20%의 평균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가 회복돼 수익이 났다기보다는 그간 크게 떨어졌던 데에 대한 반등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대부분. 유혁 삼성투신운용 연구원은 "4월 이후 경기 바닥론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기존에 많이 빠져나갔던 자금들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손실 폭을 줄인 것"이라며 "해외펀드 중에서도 중국, 러시아, 글로벌 금융주관련 펀드 등 일부 펀드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가 선두
특히 중국관련 펀드들이 많이 올랐다. '동부차이나증권투자신탁 1Class A',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종류A', '삼성GREAT CHINA주식종류형자' 등이 대부분 10%의 1개월 수익률, 연초 후 20%이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규 미래에셋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신흥시장 국가 중 경기회복 속도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고, 실제 다양한 경기지표를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도 상승탄력을 높이고 있어 중국 관련 펀드들의 회복세가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중국펀드 중에서도 중국본토펀드에 자금이 많이 쏠렸다. 올해 들어 중국본토시장에 투자한 펀드 설정액은 총 7,536억원. 지난해대비 올해 유입된 금액은 4,24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본토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삼성투신운용 관계자는 "중국 내국인들이 거래하는 중국본토펀드판매에 대한 허가는 다른 펀드에 비해 자산규모, 실적 등을 따져서 이뤄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고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 운용중인 '삼성China 2.0본토증권자투자신탁1-A' 의 경우 현재까지 설정액이 2,400억원을 넘어섰다.
러시아도 가세
러시아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주요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은 대부분 40%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펀드 회복세의 배경은 유가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저점 대비 60%이상 반등했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가인 러시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 이용규 애널리스트는 "시중에 많이 풀린 돈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해지면 가장 먼저 뜨게 될 자산은 결국 석유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관련 기업들이 석유관련 가격상승의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펀드 투자전략은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게 나을까. 기존 가입자라면 환매보다는 조금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신규 가입자라면 단기조정을 매수기회로 삼되 수급상황보다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잘 따져서 고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경기가 회복됐을 때 가장 먼저 뜰 종목을 택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 되면 가장 먼저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석유수출비중이 큰 러시아나 농산물 철광석 등 다양한 원자재를 수출하는 브라질을 추천했다.
지난해 펀드폭락을 겪었던 투자자라면 좀 더 넓게 묶어서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혁 연구원은 "특정국가보다는 신흥시장 국가, 글로벌 금융주 등 다양하게 묶어서 분산투자 하는 게 좋다"며 "재미는 없을 수 있으나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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