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와 르노삼성, 국내 진출한 외국계 완성차 회사 3형제가 끙끙 앓고 있다. 경기침체를 겪는 것은 자동차업계 모두의 고민이지만, 내수기반이 협소한 이들로선 앞날이 캄캄해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외국계 3사는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유동성 부족 사태에 최근에는 판매까지 급감, 점차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3사는 모기업까지 파산 직전까지 몰려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 프랑스 등에 있는 본사가 휘청거리면서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현지 업체들을 지원하지 못하면서 양쪽이 동반 부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GM대우의 상황은 심각하다. GM대우의 회생에는 모기업인 미국의 GM 뿐만 아니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사실상 손을 놓았다. GM으로부터 지원이 끊겨 기댈 곳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정부 뿐인데 GM과 산은이 '선 지원'과 '경영권 양도' 등의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법정관리 상태인 쌍용차는 노사가 인력 구조조정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어 회생의 길이 불투명하다. 직원 36%에 해당하는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작업에 돌입한 쌍용자동차가 사측과 노조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사측의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13일 공장 굴뚝농성에 돌입했다.
심각한 노사 갈등은 쌍용차의 법정관리 지속 여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실사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이는 대규모 감원 등이 실현됐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프랑스에 있는 르노그룹의 부침에 따라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르노차가 12일 발표한 2008년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이 5억9,900만유로(1조800억원)로 전년도의 27억3,400만유로(4조9,000억원)보다 4배 이상 급감했다. 르노삼성은 모기업인 르노의 위기가 아니더라도 SM3, SM5, SM7, QM5 등 단 4가지 차종에만 의지하고 있는 데다 수출할 때 SM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해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다.
문제는 이들 3사의 위기가 협력 및 하청업체에 파급된다는 점이다. 쌍용차과 GM대우 협력업체 중에는 이미 파산했거나 사실상 도산 상태에 돌입한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은 시장 재편밖에 돌파구가 없다고 지적한다.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5개 완성차 메이커가 있는 것은 맞지 않는 만큼 3개 외국계 업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80%를 차지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2강 체제를 유지할 건실한 업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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