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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사망자 국내 첫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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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사망자 국내 첫 발생

입력
2009.05.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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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들에게 전염성이 강한 수족구(手足口)병으로 12개월 유아가 사망하는 사례가 국내 처음으로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중국에서 80여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며 크게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수족구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수원의 12개월 여자 아기가 지난 1일 뇌염 증세를 보이다 증상 8일 만인 5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말 서울의 20개월 된 유아도 수족구병에 걸려 왼쪽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입 안과 손, 발 등에 수포성 발진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5월부터 가을까지 영유아들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질병으로 국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유아의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작년부터 중국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98% 일치했다며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준욱 전염병관리팀장은 “원래 수족구병은 가벼운 질병이지만,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뇌염을 일으켜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사망한 유아가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지만, 바이러스 분석결과 중국형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중국형 바이러스가 유입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없기 때문에 자칫 뇌염을 일으킬 경우 치명적일 수가 있다. 특히 한국에서 주로 발견됐던 콕사키바이러스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지만,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은 감염 속도도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 국내에는 2000년과 2001년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이 유행한 적이 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사망 사례가 발생한 만큼 추가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외출 후에는 손을 반드시 씻기고 물은 꼭 끓여 먹이며 열이 나고 물집이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 바이러스로 지난해 40명이 숨진 데 이어 하루 2,000~3,000명의 환자가 발생해 올 들어서만 8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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