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태어난 늦둥이인 만큼 소중하게 키우겠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4시6분. 올해로 55세인 한숙희(가명)씨가 경기 의정부시의 한 여성병원 불임센터에서 시험관 시술로 2.77㎏의 건강한 남자아아를 분만했다. 4시간의 진통 끝에 얻은 보물이었다.
임신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라 주위의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3일 만에 퇴원해 모유를 먹일 정도로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다.
한 씨는 이미 1남 3녀를 두고 있었다. 손자ㆍ손녀도 3명이나 있었다. 첫째 딸(36)은 5살과 1살짜리 아이를, 둘째(34) 딸에게도 5살짜리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2년전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자녀가 없었기에 둘 사이를 끈끈하게 이어줄 아이가 절실했다.
이미 복강경 수술을 해 임신을 할 수 없었던 한 씨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시험관 아기 시술을 결정했다. 하지만 시험관 아기 시술의 임신율은 35%에 불과하며 출산율은 25∼30%로 떨어진다.
그러나 한 씨는 운 좋게도 첫번째 시술에서 임신에 성공했다. 늦은 나이의 임신이라 유산 우려가 컸지만 한 씨는 20대 여성의 몸처럼 건강했으며 뱃속의 아기도 무럭무럭 자랐다.
신여성병원 정창진 원장은 "지금까지 시술한 산모 중에서 한 씨의 나이가 가장 많았다"며 "중간에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 자연분만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 씨는 "육아 방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 걱정이지만 뒤늦게 얻은 아이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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