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때 이른 무더위로 모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요즘 사람을 무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 이 모기에 물리면 조금 붓고 가려운 정도다. 그러나 일본뇌염(작은 빨간집 모기)이나 말라리아(중국얼룩날개모기)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모기가 섞여 있어 조심해야 한다.
■ 모기 알면 이길 수 있어
모기는 저녁부터 새벽에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 곤충이다. 25~30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6시간 정도 활동한다. 밤 8시 이후 외출한다면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는 게 좋다.
모기는 땀냄새를 좋아해 땀 많이 나는 사람을 주로 공격한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자주 씻어 땀냄새를 없애고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면 좋다. 잠자기 전에 샤워해 체열을 낮추는 것도 모기 공격을 덜 받는 방법이다.
모기는 체열에 민감하다. 먼 거리에서도 온도변화를 잘 감지해 열 많은 사람을 주로 공격한다. 아기는 어른과 달리 몸에 접히는 부분이 많아 땀이 많이 나고 쉽게 증발되지 않으므로 모기에 잘 물린다.
모기는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 또한 여성을 주로 노린다. 여성호르몬에 더 끌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는 기피제(페메트린)을 바르거나, 발목밴드를 착용하면 된다.
■ 모기에 물렸을 때
모기나 벌레에 물리면 물린 부위가 벌겋게 되거나 아프고, 붓고, 가렵다. 가렵다고 긁으면 염증이 생겨 물린 자리가 더 붓고 가려워질 뿐만 아니라 2차 감염이 될 수 있다. 이때는 비누와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부종과 가려움증을 덜기 위해 얼음 팩을 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모기나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침을 바르는 경우가 많다. 침은 가려움증을 잠시 없애준다. 알칼리성인 침이 산성인 벌레 독을 중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균효과가 없어 덧날 수 있다.
침에는 포도상구균 등 각종 세균이 1㎖ 당 1억마리나 들어있기 때문이다. 침 대신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훨씬 낫다. 벌에 물렸을 때는 독성이 강해서 침으로 중화하지 못하므로 얼음찜질로 혈액순환을 억제하면 좋다.
■ 말라리아ㆍ일본뇌염 예방법
중국얼룩날개모기(학질모기)에 물려 1~4주 뒤에 생기는 말라리아는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경기 북부와 강화, 강원지역에서 집중 발생한다. 온대열(삼일열) 말라리아로 이틀에 하루씩 열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빨간집모기에 물려 생기는 일본뇌염은 보통 특이한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게는 치사율 30%에 이르는 극히 위험한 질병이다. 물린 지 1~2주 후 열과 두통이 생기다가 마비, 경련, 혼수 등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한다.
말라리아는 예방백신이 없고, 일본뇌염은 치료약이 없다. 그러나 말라리아는 예방약(키니네), 일본뇌염은 예방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열대열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나라를 다녀올 때는 예방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 여행 떠나기 1주일 전부터 다녀온 뒤 4주간 먹는다. 예방약과 예방주사로도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물리지 않도록 한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송형곤 교수, 연세대 환경의생물학교실 용태순 교수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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