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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협회-연맹 알력에 농구대표팀은 부상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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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협회-연맹 알력에 농구대표팀은 부상병동

입력
2009.05.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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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연 한국 농구가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의 첫 발을 내디뎠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이 13일 처음으로 소집된 것. 내달 1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제1회 동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이번 대회는 8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의 예선을 겸하고 있다.

허리 디스크로 시즌 내내 고생한 김승현(오리온스)과 왼무릎 내측 측부와 전후방 십자인대가 골고루 파열된 방성윤(SK)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주성(동부)은 다리를 절고, 하승진(KCC)은 아예 깁스를 했다. 주희정(KT&G)은 무릎이 시리고, 올시즌 71경기를 뛴 추승균(KCC)은 아직도 온몸이 만신창이다.

양희종(상무)과 오세근(중앙대)은 다른 대회에 참가하느라 소집에 불참했다. 결국 첫 날 훈련은 취소됐다. 한 주를 통째로 재활에 소모해야 한다.

모 구단 관계자는 "농구인이라면 납득이 안 가는 선발이다. 일반 팬들이 인기투표를 한 것 같다"라고 말한다. 협회 관계자조차 "선발 과정에서 밝히기 힘든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명단이 나온 것 아니겠나"라며 의혹의 단서를 제공한다.

이름값 만으로 볼 때 이번 농구대표팀은 역대 최고다. 프로농구의 대표 스타들이 총망라됐다. 문제는 선수의 컨디션과 부상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상식을 넘어선 선발의 원인이 한국농구연맹(KBL)과 대한농구협회(KBA)의 알력다툼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번 문제는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둘러싼 KBA와 KBL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대다수 농구인들의 해석이다. KBA의 고유권한인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KBL 전육 총재가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면서 KBA 이사진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전언이다.

결국 잔뜩 감정이 상한 KBA 강화위원회가 무리한 선수 선발을 강행했고, 강화위원회에 참석한 김동광 KBL 경기이사와 허재 감독 역시 휩쓸리듯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국가대표 종합병동'은 14일부터 일단 합숙훈련을 시작한다. "그렇게 치면 몸 성한 선수가 어디 있나"라는 말도 맞고, "일단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의욕에도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높으신 분들'의 알력때문에 선수들의 골병만 깊어지지는 않을지, 애꿎은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책임이 돌아가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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