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을 물에 녹여 추출한 성분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ㆍ치료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이종원 교수와 대구한의대 한의과대 장정희 교수팀은 13일 국제학술지 '식물요법연구(Phytotherapy Research)'에 이같은 내용의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로 뇌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병을 앓도록 만든 쥐에게 2주간 200㎎(체중 ㎏당)의 밀 추출물을 투여하고 기억력을 검사하는 물 미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거의 정상 쥐와 같은 기억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반면 생밀가루만 먹인 알츠하이머 쥐는 목표지점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어 기억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실험에 사용된 밀 추출물이란 통밀 분쇄물을 뜨거운 물에 녹인 추출물과, 밀가루를 찬 물에 녹인 추출물 2가지로, 밀가루 추출물이 더 효과적이었다.
연구팀은 교육과학기술부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이 보유한 4,000가지 식물추출물의 효능을 검색하던 중 유독 물에 녹인 밀 성분만 세포를 보호하는 효능을 나타내는 것에 착안, 5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왔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축적돼 생긴 활성산소의 독성으로,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기억력 등 뇌기능을 잃는 질병이다.
이 교수는 "세포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각각의 성분을 확인한 결과 밀 속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아라비노스, 자일로스)와, 소장에서 소화가 안 되는 난분해성 전분이 주로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아라비노스와 자일로스는 위에서 식이섬유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것이어서 밀가루를 빵으로 먹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으며 기능성 빵과 과자로 개발할 예정이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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