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오페라 4편이 5, 6월 무대에 오른다. 도니제티(1797~1848)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벨리니(1801~1835)의 '노르마', 푸치니(1858~1924)의 '라보엠'과 '토스카'다. 모두 널리 사랑 받는 걸작이다.
■ '프리마 돈나 오페라' 노르마
국립오페라단이 선택한 '노르마'는 국내 무대에서 자주 보기 힘든 작품이다. '프리마 돈나 오페라'로 불릴 만큼 주인공 소프라노의 역할이 압도적인 이 작품을 제대로 노래할 소프라노를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려한 기교와 힘, 표현력, 카리스마를 모두 갖춘 최고의 가수만이 이 역을 소화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노르마는 마리아 칼라스다. 노래하기 어려워서 한동안 잊혀졌던 이 작품은 칼라스가 부름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이번 공연의 노르마는 소프라노 김영미다.
'노르마'는 벨리니 최고의 걸작이다. 그는 "만일 나의 배가 바다에 빠져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노르마'만은 건지고 싶다"고 했을 만큼 이 작품을 아끼고 자랑스러워했다. 유로화를 쓰기 전 이탈리아 지폐에 인쇄돼 있던 단 하나의 오페라이기도 하다.
노르마는 금지된 사랑의 대가로 스스로 화형대에 오르는 여자다. 로마 공화정 말기인 기원전 50년 경, 로마의 지배 아래 있던 갈리아 지방 켈트족의 드루이드교 사제 노르마는 정복자인 로마인 총독과 사랑에 빠져 두 아이를 낳아 키운다. 사제의 맹세를 깨고 동족을 배신한 비밀스런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노르마는 끝까지 아름답고 당당한 위엄을 지킨다.
극중 총독 폴리오네는 테너 김영환, 노르마의 연적 아달지자는 메조소프라노 양송희가 맡는다. 지휘 마르코 발데리, 관현악 카자흐스탄 아바이 국립오페라발레하우스 교향악단, 연출파올로 바이오코. 6월 25~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6-5282
■ 연출 거장 루이지 피치의 '토스카'
오페라 연출의 거장,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지난해 마체레타의 야외극장 스페리스테리오에 올렸던 '토스카'를 무대, 의상, 소품까지 통째로 들여와 공연한다. 한국오페라단이 2006년부터 피치의 작품으로 해온 '피치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아름답고 정열적인 여가수 토스카의 사랑과 죽음을 강렬하게 그리는 작품이다. 유명한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오묘한 조화'가 이 오페라에 나온다.
주역으로 외국인 가수들을 더블 캐스팅했고, 한국인 바리톤 우주호가 악역 스카르피아로 한 번 출연할 예정이다. 지휘 최승한, 관현악 군포프라임필. 6월 4~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87-1950
■ 사랑에 미치다-'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된 여주인공이 슬픔과 절망으로 미쳐서 부르는 20분간의 긴 아리아로 유명한 비극이다. 고양문화재단이 국립오페라단을 초청해 공연한다. 연출 안호원. 지휘 김주현, 관현악 나눔필하모닉오케스트라. 출연 이상은 김수정 이재욱 이승묵 노대산 김기보 등. 22, 23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1577-7766
■ 가난한 예술가들의 낭만 오페라 '라보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이 '그대의 찬 손' '내 이름은 미미' 등 아름다운 노래와 음악을 타고 펼쳐지는 인기 오페라. 주역은 세 팀이다. 주인공 소프라노는 박미혜, 안젤라 파팔레, 이승희, 테너는 이원준, 한윤석, 세르지오 파나지아. 제작 글로리아오페라단. 지휘 파올로 타리치오티, 관현악 강남심포니, 연출 방정욱. 26~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43-2351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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