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배구계에는 '거인'이 끊이질 않았다.
1970년대까지 거인이라면 180㎝대였다. 배구계에 190㎝가 넘은 최초의 거인은 LIG손해보험 박기원(58ㆍ194㎝) 감독. 부산 성지공고 3학년이던 1970년 국가대표가 된 박 감독은 79년 이탈리아 프로배구에 진출해 해외파 1호가 됐다. 이인 전 국가대표 감독도 큰 키(189㎝)를 앞세워 부동의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했다.
80년대에는 강만수(194㎝)와 강두태(197㎝)가 거인으로 군림했다. 배구인들은 "이종경이 한국 최초의 2m 선수였다"고 말하지만 당사자인 이종경은 "내 키는 정확히 199㎝다"며 부인한다.
90년대에는 2m대 거인이 등장했다. 윤종일(201㎝)은 한국 최초의 2m 선수로 불렸고, 제희경(205㎝)은 어마어마한 키를 자랑했다. 그러나 키가 큰 만큼 몸이 둔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삼성화재 박재한은 키를 잴 때마다 206㎝와 207㎝를 오간 거인. 그러나 '거인병'으로 불리는 마판 증후군에 걸려 2006년 은퇴해야만 했다. 올해 수원 영생고를 졸업한 인하대 신입생 김은섭이 211㎝라는 소문이 있지만 신발을 벗고 잰 정확한 키는 206㎝다. 따라서 오늘도 키가 크고 있는 옥천고 새내기 천종범이 역대 최장신 배구선수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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