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12일 비주류 후보인 이강래 이종걸 의원이 사실상 이강래 의원으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5일 실시되는 원내대표 경선은 이강래 박지원 김부겸 의원 간 3파전으로 압축됐으며 일단 단일화를 이룬 이 의원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주류 모임인 '국민과 함께 하는 국회의원 모임'(국민모임)은 이날 저녁 이강래 이종걸 두 의원을 초청, 후보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종걸 의원은 "20표 정도는 확보했는데 당내 개혁성향 표심을 확인하기 위해 경선에 나갈 생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참석 의원들이 두 의원의 출마는 결국 주류측 원내대표의 당선을 의미한다, 또 현 지도부로는 선명성과 야당성이 부족해 국민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설득했다. 이종걸 의원은 특히 현 지도부의 노선과 비슷한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비주류 의원들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양보하겠다"고 단안을 내려 극적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졌다 한다.
앞서 이종걸 의원이 소속된 비주류 모임인 민주연대도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사실상 이강래 후보 쪽으로 단일화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최규성 의원은 "이종걸 후보를 지지하지만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연대 관계자는 "현 판세로는 이종걸 후보에게 의미 있는 표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솔직한 판단"이라며 "이강래 후보 쪽으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박지원 의원은 단일화 움직임을 일제히 비판했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를 짝짓기해서 나눠먹는 자리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했고, 박 의원은 "경선이 계파 간 대결구도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의원의 속내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김 의원은 "저쪽이 단일화한다면 박 후보와 함께 공동의 명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박 후보는 "무조건 경선 1차 투표는 간다. 다만 결선 단일화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박상천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구 민주계도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지지후보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들은 이강래 의원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교동계인 박지원 의원이 뒤늦게 출마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구 민주계인 안규백 의원은 모임 후 "선거 당일인 15일 아침 지지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충청권 의원들은 소신에 따라 개별 투표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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