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를 확정 짓는 순간, 17세 여고생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베이징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후보 4명에 선발되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지난해의 기억이 절로 떠올랐다.
11일 열린 양궁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여자부 1위를 차지한 여고생 '신궁' 곽예지(17ㆍ대전체고)의 첫 소감은 "선발전에서 1위가 결정되는 순간 작년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왔다"였다.
1992년 9월생. 만 15세 2개월이었던 2007년 11월 첫 태극마크를 단 곽예지는 '신궁' 김수녕의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 기록을 1년 단축하며 한국여자양궁의 희망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최종 선발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베이징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곽예지는 오는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양궁 세계선수권대회에 여자대표팀의 에이스로 당당히 참가하게 된다. 주현정 윤옥희 등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친 곽예지는 "작년에 베이징올림픽에 가지 못해 속상했다. 하지만 첫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인 만큼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곽예지는 이어 "더 열심히 해 2012년 런던올림픽에 꼭 나가 금메달을 따겠다"며 "박성현(전북도청) 언니처럼 한국 여자양궁의 '신궁' 계보를 잇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박성현이 대표팀에서 탈락한 여자 양궁.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박성현의 무거운 짐은 이제 '여고생 신궁' 곽예지가 이어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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