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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벗는 무대…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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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벗는 무대… 이유가 있다

입력
2009.05.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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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쥐'의 송강호, '김씨 표류기'의 정재영 등 연기파 배우들의 노출 연기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연 중이거나 예정돼 있는 연극과 뮤지컬에서도 과감한 노출 장면들이 눈에 띈다.

특히 작품성을 인정 받은 화제작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돼, 생생한 현장감이 있는 공연예술에서의 신체 노출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주제의 심화 차원에서 쓰인다는 공연의 노출 장면, 각각의 작품에서는 어떤 의미로 해석 가능할까.

■ 이전의 나를 벗어버린 '페르귄트'

LG아트센터에서 9일 개막해 16일까지 계속되는 연극 '페르귄트'(헨릭 입센 작ㆍ양정웅 연출)는 방랑아 페르귄트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생 여정을 통해 자아의 참모습을 생각케 하는 연극이다.

무대 벽면에 대형 거울을 설치한 독특한 무대미학으로 관심을 끄는 이 작품은 17세 이상만 관람이 가능하다. 여배우들의 반라뿐 아니라 남자 배우들의 전라 장면 등 신체 노출이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일반 관객들은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공연을 관람한 평론가 중에는 페르귄트(정해균)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들어가는 마지막 장면을 공연의 백미로 꼽기도 했다.

해석은 이렇다. 관 또는 자궁으로 해석되는 공간에 페르귄트가 자연의 상태로 돌아감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 달라진 시대상 '불가불가'

공연의 신체 노출을 받아들이는 배우 또는 관객의 이해는 달라진 시대상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불가불가'(이현화 작ㆍ채윤일 연출)는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베스트 공연 9편을 선보이고 있는 서울연극제 참가작이다.

공연 연습이라는 설정과 역사적 사건을 극중극 형식으로 교차 구성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정치현실을 풍자한다. 1987년 초연 당시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은 독특한 연출로 눈길을 끌었던 이 연극은 여배우의 상반신 노출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재공연을 준비하면서, 초연 당시 6명의 여배우가 "못하겠다"고 도중하차했던 이 역할을 위해 개최한 오디션에는 무려 5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여배우의 상반신 노출이 뒷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 같은 원작, 다른 무대 '사춘기' vs '스프링 어웨이크닝'

명동 해치홀에서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 '사춘기'와 7월 공연 예정인 라이선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같은 원작(프랑크 베데킨트의 '깨어나는 봄')이지만 전혀 다른 작품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남녀 주인공의 정사 신 수위. 안무로 대체한 '사춘기'와 달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주인공 멜키어와 벤들라의 성행위를 밝은 조명 아래 노골적으로 묘사한다.

누구나 겪는 청소년기의 성적인 열망이기에, 불편한 진실을 수면 위로 올린다는 차원에서다. 자연스럽게 여자 배우의 상반신과 남자 배우의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고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보호자 동반시 중학생도 볼 수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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