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혐의로 이란 법정으로부터 징역 8년형을 선고 받은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2)가 수감 석달여만에 석방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11일 "사베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고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란 사법 당국에 항의하는 의미로 최근 2주가량 단식투쟁을 했던 사베리는 수척한 모습으로 교도소를 나서며 "지금은 괜찮다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사베리의 아버지 레자는 "며칠 안에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베리는 이번 법원의 판결에 따라 5년간 이란에서 취재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라디오 NPR과 BBC, 폭스뉴스 등의 프리랜서로 활동한 사베리는 이란 당국이 발급해준 취재 허가증의 유효기간이 2006년 만료된 뒤에도 취재행위를 빙자해 간첩행위를 벌였다는 혐의로 1월 체포된 뒤 지난달 18일 실형을 선고 받았다.
사베리의 재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ㆍ이란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심 판결 뒤 "그가 어떤 유형의 간첩활동에도 연루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석방을 촉구했고,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검찰에 서한을 보내 공정한 재판을 하라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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