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힘든 거요? 참을 수 있어요. 제가 없어지고 나서 얘들 힘든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MBC가 가정의 달을 맞아 5부작으로 선보이는 '휴먼다큐 사랑-풀빵엄마'편이 시청자를 울렸다. 2009년 '사랑'의 두 번째 주인공인 독신어머니 최정미(38) 씨의 처절한 모성애 때문이다.
위암 말기인 몸으로 밤 9시까지 칼바람을 맞으며 풀빵장사를 하는 최 씨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목숨보다 사랑하는 두 아이 최은서(8)와 최홍현(6)을 위해 독한 항암 주사를 맞으며 살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풀빵엄마'는 전국시청률 11.8%(AGB닐슨 집계)를 기록하며 KBS 2TV '코미디쇼 희희낙락' 등 예능프로그램을 제치고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사랑' 시청자 게시판에는 '사랑의 큰 힘을 보았습니다' '최정미 씨의 의지에 한 번 울고 은서의 의젓함에 두 번 울었다' '기적이 일어나길' 등 은서네 가족을 응원하는 글이 가득했다. '사랑' 방영 사상 처음으로 한 포털에 '풀빵엄마 후원회'도 개설됐다.
최정미 씨 가족의 사연은 과거 한 케이블 방송에서 짧게 방영된 적이 있다. 그의 사연을 눈여겨 본 '사랑' 제작진에서 최 씨를 직접 만나보고 소개하게 된 것. '풀빵엄마' 제작진인 유해진 PD는 최정미 씨를 처음 보자마자 그가 가진 "낙천적이고 밝은 기운에 첫 눈에 반했다"고 말했다.
최정미 씨와 "2년 뒤 또 합시다"라고 인사를 나눴다는 유 PD는 "'사랑' 엄지공주 편을 3년째 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맺어준 인연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며 은서네 가족의 모습을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을 가능성도 살짝 내비쳤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3인 가족의 소득이 월 108만1,186원을 넘으면 기초생활보장 시설수급자에서 제외된다.
비록 제작진이 은서 이름으로 후원 계좌를 '사랑'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는 했지만 같은 가족이기 때문에 현재 법 상으로 이들은 이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촬영 후까지 이들 가족을 배려했어야 할 제작진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다큐 '사랑'은 15일 최연소 장애인 수영국가대표 선수 세진이의 이야기를 담은 '로봇 다리 세진이' 편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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