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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팜 박병덕 대표 "화장품업체서 제약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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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팜 박병덕 대표 "화장품업체서 제약회사로"

입력
2009.05.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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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장학생을 선발하는 예는 많아도, 제 발로 장학생 되겠노라고 기업문을 노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박사 과정 끝내고 약속대로 입사는커녕 미국서 박사후과정 밟을 테니 이왕 지원한 것 좀 더 쓰라고 반협박(?) 하기도 여간한 자신감 아니면 어렵다. 게다가 생후 4개월짜리 막내아들을 임상시험 대상으로 삼은 강심장이다. 애경그룹 계열사로 아토피용 보습제 1위 브랜드 '아토팜'을 내놓고있는 ㈜네오팜 박병덕(43ㆍ사진) 대표 이야기다.

박 대표는 최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에게서 양복 한 벌을 선물 받았다. 장 회장이 초대한 저녁 자리에서다. 장 회장은 "애경의 오랜 꿈이 이제야 이뤄졌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세제업체 이미지가 너무 강해 번번히 좌절됐던 그룹의 제약사업 진출 숙원이 네오팜을 통해 현실화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박병덕 네오팜 대표는 11일 "8월 아토피 치료 전문의약품 출시를 기점으로 면역이상질환 전문 제약회사로 발돋움한다"고 밝혔다. 2000년 아토피전문 화장품 아토팜을 내놓으며 애경그룹의 사외벤처로 출발한 네오팜이 화장품업체에서 종합 제약회사로 한 단계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네오팜은 8월 아토피 치료용 피부과 전문의약품을 첫 출시하는 데 이어, 중장기적으로 임상 1상에 돌입한 당뇨병 치료제, 류마티즘 관절염 환자를 위한 항염증 신약, 이탈리아 학계와 공동 연구하는 루게릭병 치료제 등을 속속 출시할 계획이다. 올 연말께 임상 1상이 끝날 것으로 보이는 당뇨병 치료제는 도마뱀의 독에서 추출한 엑세타이드 성분을 기반으로 1주일에 한번 주사를 맞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박 대표는 "당뇨치료제의 경우 체중감소 효과도 거두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데다 임상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기술이전 및 해외 라이선싱을 통해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약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4월 병원사업부도 신설했다.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토팜의 병원용 브랜드인 '제로이드'는 대만과 말레이시아의 업계 3~8위 제약업체를 비롯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연내 미 식품의약국(FDA)에 의료기기 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미 아마존닷컴 이베이 등 해외 유명 온라인몰에서 아토피전용 보습제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미국에서 의료기기 보습제로 허가를 받을 경우 해외시장 개척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업 이래 매년 60% 이상 고속 성장했으나 최근 시장의 한계로 매출이 주춤한 것을 해외시장 개척과 제약업 진출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네오팜의 총 매출은 125억원, 이중 영업이익이 32억원에 달한다. 올해 목표는 매출 155억원에 영업이익 40억원선. 2012년까지 매출액 8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달성이 목표다. 박 대표는 "꼭 10년 걸렸지만 '꿈 너머 꿈'이라고 비로소 회사의 비전과 미션이 명확해졌다"며 "면역 이상 질환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삶의 질을 높이는 기업을 일구겠다"고 다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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