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쿵푸 스타 리롄제(李連杰ㆍ46)이 12일로 1주년을 맞는 쓰촨(四川) 대지진의 진원지를 찾아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작년 5월12일 일어난 대지진으로 8만명 이상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내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자 리롄제는 이재민 구호와 피해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1년간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중국의 '진정한 시대 영웅'이라는 칭송이 자자했다.
중국 언론들이 11일 일제히 전한 바에 따르면 리롄제는 자신이 설립한 자선단체 '일기금'(壹基金)을 통해 지난 1년간 펼쳐온 쓰촨 대지진 후원 행사를 중간 결산하고 대지진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북돋을 목적으로 전날 자선 걷기 대회(壹家人壹起走)를 열었다.
대회는 일기금 주최로 대지진의 진원지로서 아직도 상흔이 지워지지 않은 원천(汶川)현 잉슈(映秀)진에서 성황리에 거행됐다.
행사에는 리롄제 외에도 홍콩의 우옌쭈(吳彦祖), 중리시, 중한량(鍾漢良), 대만의 린신루(林心如)와 커이민(柯以敏), 장제(張杰)를 비롯한 중화권 스타와 각계각층의 자원자 200여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30분간에 걸쳐 잉슈진의 지진피해 지역을 둘러 보았는데 100여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이번 행사의 모습과 의미를 중국은 물론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 전역으로 널리 소개했다.
걷기 대회를 마친 리롄제 등은 대지진 진앙 기념비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1분간 했다. 리롄제는 "작년에 세상을 뜬 이들 모두 천사와 보살이 됐으며 남아 있는 사람들도 작은 천사와 작은 보살이 됐다. 이들의 희생으로 중화대지에서 사랑하는 마음이 크게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 자리를 숙연케 했다.
그는 12일 밤 중앙TV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방송되는 쓰촨 대지진 1주년 특집 프로그램에 청룽, 쑹쭈잉, 자오번산, 바오궈안, 탕궈창 등 중화권 스타 300명과 함께 출연할 예정이다.
리롄제는 지난해 대지진이 일어난 뒤 닷새만인 5월17일 누구보다도 먼저 쓰촨성에 들어가 일기금을 통한 구호물자 수송을 진두 지휘했다. 이어 20일에는 일기금의 임시본부를 현장에 설치하고 특히 5,000명 이상의 어린 학생이 숨지는 등 많은 피해를 본 학교 건물을 다시 세우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리롄제는 그간 구호와 재난복구 자금을 모을 목적으로 각지를 돌며 모금에 앞장 섰고 인터넷을 활용한 기부 캠페인도 전개해 무려 5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그는 지진으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원으로 이뤄진 자원봉사단을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탰다.
리롄제는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 당시 가족과 휴가를 보내다가 해안에 밀어닥친 쓰나미에 휩쓸려 경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다른 가족은 무사히 대피했다. 수마트라 지진에 이은 쓰나미 사태로 2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를 목도한 것을 계기로 리롄제는 자선활동에 눈을 돌리게 됐다.
몇 년간의 준비작업 끝에 리롄제는 2007년 4월19일 중국홍십자회와 협력해 일기금을 설립한 다음 본격적인 자선-구호 활동에 들어갔다. 그는 일기금을 매개로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미얀마 등에 대한 인도적인 구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런 선행이 평가돼 리롄제는 작년 3월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의해 '아시아 자선가 48명'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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