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 수사팀에 최근 빨대 한 상자가 배달됐다. 경북의 한 시민이 보낸 상자 안에는 '검찰 수사에 방해가 된 빨대를 찾을 수 있기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도 들어 있었다.
빨대 선물은 지난달 23일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브리핑에서 '형편없는 빨대'를 찾아 내겠다고 공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값비싼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가자 노 전 대통령측에서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망신 줄 목적으로 이런 내용을 흘렸다면 나쁜 행위"라며 불쾌해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조사 시작에 맞춰 측면으로 도덕성 공격에 나섰다는 의심을 받게 된 검찰의 입장이 난처했던지 홍 기획관은 수사 정보를 흘린 내부자를 색출하겠다며 '빨대'라는 언론계의 은어까지 사용해 가며 흥분했다.
홍 기획관은 9일 브리핑에서 '형편없는 빨대' 를 찾았느냐는 질문에 웃기만 할뿐 답변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홍 기획관의 언급이 사실은 노 전 대통령 조사 때 제시할 '비장의 카드'가 흘러나간 데 대한 내부 단속용 엄포였을 뿐, 실제 빨대를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아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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