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면서 당내 움직임도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부겸 이강래 이종걸(이상 3선) 의원의 3파전 양상으로 진행돼 온 이번 경선을 '2강 1중' 구도로 전망해 왔다. 당 주류와 수도권 지지를 받는 김부겸 의원과 비주류로서 1년 간 지지기반을 다진 이강래 의원이 이종걸 의원을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10일 재선인 박지원 의원이 가세함에 따라 기존 구도가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박 의원에게 주류, 비주류를 가리지 않고 출마 제의가 있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4ㆍ29 재보선에서 당 지도부의 뜻에 따라 전북 전주 유세에 앞장서 주류의 신임을 얻었다. 또 호남 출신이란 점에서 비주류 측 이강래 의원과 지역 기반이 겹친다. 결국 양측의 표를 모두 잠식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 의원의 가세로 누구도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단 비주류 진영인 이강래 이종걸 의원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걸 의원 측의 지지 기반인 국민모임과 민주연대 소속 의원 사이에서는 이강래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주 초 양측의 단일화 시도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급한 단일화 시도가 주류 측의 견제 심리를 자극, 상대 후보의 표를 결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부겸 박지원 의원 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어느 한 쪽으로 흡수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의원이 4ㆍ29 재보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분열과 호남 민심 이탈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표심을 공락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득표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은 충청권 의원(8명)과 비례대표 의원(14명)의 표심도 변수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홍재형 의원을 지지했던 충청권 의원들은 결선 투표에서 원혜영 의원 지지로 돌아서면서 캐스팅보트로 작용한 탓에 올해 출마한 모든 후보들이 이들의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대표도 이날 저녁 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근태 상임고문, 유인태 오영식 전 의원 등 중진들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의원은 "재보선을 잘 치른 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6월 국회와 10월 재보선에 앞서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도 잘 치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재보선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정 대표와 중진 간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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