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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차이나프리카' 中, 검은대륙을 경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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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차이나프리카' 中, 검은대륙을 경영하다

입력
2009.05.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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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미셸 등 지음ㆍ이희정 옮김/에코리브르 발행ㆍ320쪽ㆍ1만6,000원

"우리는 중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길 바랍니다. 그 때 우리가 여러분 바로 뒤에 있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달에 갈 때 우리를 뒤에 버려두지 마십시오."

2006년 4월 나이지리아의 올루세군 오바산조 당시 대통령이 수도 라고스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게 했다는 말이다. 국가 정상 간의 대화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직설적인 구애와 신뢰를 담은 이 말은 오늘날 검은대륙 아프리카에서 구축된 중국의 위상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서아프리카 특파원 세르주 미셸과 스위스 언론인 미셸 뵈레 등이 함께 쓴 <차이나프리카> 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무서운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관한 현장 리포트이다. 제국주의 시대 이래 아프리카에 대한 프랑스의 확고한 영향력을 반영한 '프랑사프리카'라는 말 대신 '차이나프리카'라는 용어를 내세워 급변하고 있는 이 지역의 국제적 역학관계를 강조했다.

장쩌민 전 주석 이래 전략적인 아프리카 경영에 힘입어 중국과 아프리카 각국의 관계는 놀라운 속도로 증진됐다. 2000년 출범한 중국ㆍ아프리카 협력포럼은 아프리카 53개국 중 48개국의 정상급이 참석하는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2000년 1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규모는 2008년 1,068억 달러로 8년 만에 10배로 증가했다. 중국은 수단과 앙골라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80%와 60%를 각각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차이나프리카> 는 또한 중국의 아프리카 경영이 단순한 외교나 교역을 넘어서 대규모 이민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책에 따르면 무역이나 자원개발 등 사업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의 숫자는 75만명에 달한다. 심지어 콩고공화국의 수도 브라자빌의 어린이들은 외국인만 보면 무조건 중국어 인사말인 "니 하오, 니 하오"를 외칠 정도다.

저자들은 이 같은 중국인들의 아프리카 진출이 중국 내의 인구압력과 경제과열, 환경오염을 완화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중국의 아프리카 경영을 원대하고 훌륭한 정책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탐욕스런 신식민지 경영으로 매도하고 싶어하는, 엉뚱한 서구우월주의적 시각이 독자를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아프리카 진출에 대해 중국의 선례를 현장감 있게 정리한 점은 돋보인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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