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로들이 8일 당 단합을 위한 고언을 쏟아냈다. 상임고문단과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오찬회동 자리에서다. 상임고문들은 특히 당내 계파 갈등을 크게 우려하며 이의 해결을 위해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김수한 상임고문이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분열이다. 단합만이 국민에 대한 유일한 보답"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상임고문들은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여는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두 사람이 함께 국정운영의 동반자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등의 지적을 이어갔다.
양측 모두에게 화합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당부한 것. 참석한 18명의 상임고문이 누구랄 것 없이 이런 조언을 했다는 게 조윤선 대변인의 전언이다.
당 화합이라는 목적은 같지만 다소 결이 다른 주문도 나왔다. 김명윤 고문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국정동반자 행보를 강조하면서 "박 전 대표 입장에서도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차기 정권을 유지하는데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의 적극적 협조에 보다 무게를 둔 것이다. 반면 김용갑 고문은 "박희태 대표의 느닷없는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는 진정성이 부족했다. 박 전 대표 의견을 먼저 물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근본적인 (신뢰) 문제가 있는데 되겠느냐"는 비판도 했다. 신뢰 회복을 위한 이 대통령측의 노력을 좀더 강조한 셈이다.
공천제도 개선 목소리도 나왔다. 정재문 상임고문은 "지난해 총선 공천 때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당 쇄신특위에서는 공천심사를 외부인사가 아니라 정당과 정치를 잘 아는 내부인사가 맡도록 해 지난 총선 때와 같은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가 추진하는 '김무성 원내대표' 방안에 대해선 격려성 발언이 많았다. "고문들은 당 화합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성의를 갖고 계속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김수한 고문은 특히 "지금 당 화합을 이루기 위해선 박희태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고문단이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 이의가 없느냐"고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에 "종전과 달리 이번 화합책엔 진정성을 담기 위해 각별히 노력했다"며 "끝까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김무성 원내대표 방안의 계속 추진 의지를 밝혔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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