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온천 휴양지 벳부에서는 1998년부터 매년 '아르헤리치 음악제'가 열리고 있다. '피아노의 여제(女帝)' 마르타 아르헤리치(68)가 이끄는 축제다. 길고 검은 머리를 풀어헤친 채 그가 연주하는 음악은 마성이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흡인력으로 반세기가 넘도록 세계인을 사로잡아 왔다.
아르헤리치는 2007년 14년 만에 내한해 서울에서 벳부 아르헤리치 음악제를 재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김의명, 첼리스트 정명화와 함께한 실내악 무대였다.
2008년 내한 때는 정명훈의 지휘로 서울시향과 프로코피에프 협주곡 3번을 협연했는데, 독주 앙코르를 세 곡이나 들려줘 팬들을 열광시켰다. 1980년대 이후 독주는 안 하고 실내악과 협연만 해온 그가 깜짝 선물을 한 것이다.
벳부 아르헤리치 음악제의 두번째 한국 공연이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후배들과 협연하기를 즐기는 그는 이번 무대도 젊고 재능있는 연주자들과 함께한다.
그가 전폭적으로 후원해온 피아니스트 임동혁, '트럼펫의 파가니니'로 불리는 나카리아코프,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여성 지휘자 성시연,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악단인 앙상블TIMF가 한 무대에 오른다. 임동혁과 나카리아코프는 벳부에서 아르헤리치와 함께 연주한 적이 있다.
아르헤리치는 나카리아코프와 함께 슈만의 '환상소곡집',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피아노와 트럼펫에서 최고로 꼽히는 두 사람의 만남인 만큼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임동혁은 라벨의 피아노협주곡 G 장조를 연주한다.
1부와 2부 첫 곡은 성시연의 지휘로 앙상블TIMF가 연주하는 델리우스의 오페라 '페니모어와 게르다' 중 간주곡,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이다. (02)318-4301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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