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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따오기 복원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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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따오기 복원은 어렵다

입력
2009.05.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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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한 쌍으로부터 첫 부화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이 며칠 전 보도됐다. 이미 중국에서 6년 동안 매년 번식을 해온 쌍이라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국내 첫 번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따오기는 중국에서 야생 포획한 7마리를 갖고 현재 1,000여 마리로 늘려 놓았기 때문에 앞으로 근친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종 복원은 유전적으로 다양한 개체군을 확보하여 자연에 방사 적응시켜 지속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록 유전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따오기는 우리나라에서 자연 적응이 거의 불가능한 종이다. 왜 그럴까?

포유동물인 경우 과거 우리나라에서 서식했다면, 서식지를 복원하는 방법으로 종 복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조류는 다르다. 조류는 우선 철새와 텃새로 나뉜다. 겨울 철새인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번식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따오기는 겨울 철새였다.

우리나라 겨울철새의 고향은 시베리아와 중국의 북부 지역이다. 수천만년 동안 이 새들은 겨울철에 남으로 내려와 겨울을 보냈고, 일부는 그대로 머물면서 자연 적응에 성공해 우리나라 텃새가 됐다. 따오기는 진화과정을 통해 겨울철새로서 자연 선택된 종이다.

새들에게 중요한 번식의 조건은 풍부한 먹이와 포식압(捕食壓)의 억제다. 따오기는 먹이를 논에서 구한다. 그 옛날 우리나라 논에는 따오기의 먹이가 매우 풍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번식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바로 포식압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오기가 번식에 성공하려면 한 지역에서 동시에 수천 마리가 부화되면 가능하다. 왜냐하면 희석효과(포식자에 비해 피식자가 과도하게 많이 생겨 일어나는 현상)에 의해 일부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십 마리를 방사해 새끼가 나오면 곧바로 이 새끼들은 까치, 어치 그리고 까마귀등 포식자의 밥이 되고 만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따오기가 텃새로 정착하지 못한 원인은 바로 이런 포식압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따오기를 증식해 자연에 방사한다는 것은 포식압 작용을 실험해 보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일본은 과거 니카타(新瀉)현 사도(佐渡) 섬에서 번식을 했던 텃새다. 그래서 사도섬의 서식지를 조성하여 작년에 10마리를 방사했다.

경남 창녕군은 따오기가 번식한 곳도 아니고, 겨울철에 찾아왔던 곳도 아니다. 철새 조류 복원은 인간이 만든 국경 개념을 뛰어넘어야 가능하다. 한 예로 독일은 노르웨이에서 번식하는 흰이마기러기를 겨울철새로 독일로 날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 겨울철 우리나라에 찾아왔던 따오기들은 랴오닝(遼寧)성을 포함한 중국 북부지역에 번식했던 개체군이었다. 그 개체군은 이미 사라졌다. 현재 중국이 복원에 성공한 지역은 샨시(陜西)성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 따오기 복원은 철새로서 가능하다. 그것을 위해 중국과 공동으로 중국 북부지역에 다시 따오기가 번식할 수 있게 하는 장기적인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종 복원의 성공은 행정당국과 주민, 그리고 연구자의 혼연일체가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따오기는 행정가와 주민이 나선다고 복원에 성공할 수 있는 종이 아니다. 잘못된 종 복원 계획은 종국에는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박시룡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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